뽀리 이야기/뽀리의 복막염 투병기

아기 냥이 김뽀리... 복막염 진단 및 치료 이야기

하냥집사 2023. 8. 16. 10:38

한 달 동안 상당히 정신없고 바쁜 시간을 보냈다... 

꾸준히 올리던 경제기사도 못 올릴 정도로 나에게는 상당히 힘들고 정신없던 한 달이었던 것 같다.

그간의 이야기를 풀기전에 먼저 뽀리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먼저 뽀리는 먼치킨과 브숏의 유전자가 합쳐진 3월 24일 생 아기 냥이입니다.

6월15일경 뽀리를 입양했고 2주간 임보뒤에 실 주인인 여자친구에게 보내기로 약속되어 있었지만 여행등 일정이 겹쳐서 일단 한달간 키우게되었는데 이 한달간 정말 너무 행복했었다.

뽀리는 내가 본 아기 고양이중에 가장 이쁘고 귀엽고 착한 아이다!

본가에 기르는 하냥이(코숏) 그리고 작년에 고양이별로 떠났던 우리 아비(아비시니안)도 정말 귀엽고 착한 아이들이지만(아비는 나에게는 안착했다.. ㅜ) 뽀리는 유별나게 온순하고 외부 사람들을 좋아한다.

오죽하면 예방접종하러 동물 병원 가서 주사 맞는데 주사 맞을 때조차 골골송을 부르는 냥이다...!

친구들도 귀엽다고 난리였다.. 사람 손만 닿으면 무차별적인 골골송 폭행!!!!!!!

하지만 이러한 행복도 잠시뿐이었고 사건은 7월 15일에 시작되었다

7월 15일 여자친구가 여행을 떠난 당일이었다. 원래 뽀리는 하루 종일 우다다다 뛰어다니고 밥도 정말 잘 먹었는데 오늘따라 우다다도 안 하고 뭔가 차분해진 모습이었고 밥도 깨작꺠작 조금씩 먹었으며 가장 이상했던 건 뭔가 호흡하는 걸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고 작년에 안일한 생각으로 동물 병원에 한발 늦게 가서 아비가 암이었다는 걸 이미 늦은 상황에 알아버렸던,,, 그리고 고양이 별로 보내줄 수밖에 없었던 과거가 생각났고 당장 동물 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동물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했다

혈검, X-Ray, 초음파, 각종 진단 키트들을 모조리 해달라고 말씀드렸고 수의사 선생님께서도 뽀리의 노력성 호흡을 보고 뭔가 많이 이상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검사만 거의 1시간 30분 이상 걸렸고 아직도 그 어두운 방에서 혼자 검사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모습이 생각난다.

작년에 아비의 검사 결과를 들었을 때 이런 X-Ray 사진이라던가 검사 결과를 보는 게 트라우마로 남았던지 속이 많이 답답하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검사 결과

예상했던것처럼 좋지 않은 결과였고 오히려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뽀리 X-Ray 사진

뽀리의 왼쪽 폐가 흉수로 인해서 불투명한 모습이 되어있었다. 호흡이 이상했던 게 흉수로 인해 호흡을 하지 못해서 어떻게든 호흡을 해보려는 뽀리의 노력이었다.,

또한, 혈검에서 a/g ratio(알부민/글로불린)비율이 0.4로 매우 낮았다. 흉수와 a/g 비율로 봤을 때 거의 복막염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었고 당장 흉수를 제거하는 것이 급하니 바로 흉수 천자를 진행했다.

흉수는 60ml로 뽀리의 크기에 비해 많은 양의 수준이었으며 바로 치료를 들어가는 게 맞다는 판단하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7월 16일 입원 1일차 

태어난지 3개월 그리고 이제 1kg이 되는 아이에게 복막염이라니... 보통 9개월 이후에 발견이된다는데 세상이 너무한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최근 정식적으로 나오는 약은 아니지만 복막염 신약이 많이 유통되고 있으며 습식 복막염은 신약이 매우 잘 받고 수의사 선생님께서 치료했던 거의 모든 아이들이 완치를 했다는 말씀에 그래도 아주 조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7월 19일 입원 4일차 

입원 4일차에 흉수가 한 번 더 찼고 흉수 천자를 다시 진행했다.

여러 검사 그리고 흉수 천자를 했음에도 사람이랑 놀고 싶어서 계속 다가오는 뽀리를 보니까 너무 마음이 아팠다.. 

얼른 치료받고 집에서 뛰놀자고 수십 번 말해줬고 꼭 괜찮아질 거라는 말도 해줬다.

7월 22일 입원 7일차(복막염 확진 판정)

치료 5일차에 복막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5일차 이후부터 보리의 상태가 아주 급격하게 좋아졌다!!!!!!!!!!!!!!

X-Ray 결과 흉수는 거의 90% 사라졌고 다시 생성도 되지 않는다고 말씀해 주셨고 밥도 너무 잘 먹고 활동량도 급격히 많아지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고 7일차에 정말 보리가 건강해졌는지 확인하러 병원에 방문했다.

예전 활동량 많고 호기심 많은 보리로 돌아왔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니 정말 너무 감격스러웠다...!

7월 22일 입원 8일차 ~~ 8월 4일 퇴원까지

이후 뽀리는 너무너무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고 간호사분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동물 병원 인기 스타가 되어 버렸다!

설이라는 동물 병원의 고양이 친구랑 친해져서 같이 장난도 치고 놀았다고 한다..! 지금은 뽀리가 설이를 그리워하겠지?! 

마지막 혈검에서 a/g ratio가 0.4에서 0.7로 증가되어 많이 좋아졌고 다른 부분 또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간 수치가 높아졌는데 이건 투약 or 성장할 때 간 수치가 높아지는 경향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후 남은 치료는 뽀리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넓은 공간에서 뛰놀 수 있도록 집에 가서 받기로 했고 퇴원을 결정했다...! 고생했어 뽀리야!!!

퇴원 이후 ~ 현재까지

귀여운 뽀리군

뭐하냐고!!!

예전 처음 집에 왔을 때보다 더 활발해졌고 애교도 더 많아지고 너무너무 건강해졌다.. 너무 뛰어다녀서 당황스러울 정도...

아직 치료 기간이 남았지만 이렇게 건강해진 모습을 보니 정말 행복하다. 그리고 이런 아이가 뛰지도 못할 정도로 많이 아팠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꾸준히 치료하고 마지막에는 완치된 뽀리의 모습을 얼른 만나고싶다..!

건강하자 김뽀리!!!!!! 조금만 더 고생해줘..!

고양이 복막염.. 왜 이런 질병이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들에게 찾아오는지 모르겠다.
작년 아비도 복막염 의심을 받았었는데.. 그때 당시 복막염이면 거의 사망 100%에 가까운 판정이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니 만약 복막염을 진단받은 보호자분이 계시다면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복막염과 싸우는 모든 보호자분들이 힘내셨으면 좋겠고 냥이들도 꼭 완치가 되어 뛰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꾸준하게 신경 써주신 동물 병원 의료진분들 그리고 잘 이겨내준 우리 뽀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뽀리 사진 한 장 더 투척하고 긴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